연애, 그 달콤함과 씁쓸함에 대하여 True Romance

요즘 몸상태가 많-이 안 좋다. 지금도.

지난주 금요일 잠들기 전에 목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밤새 머리가 지끈거려서 뜬잠을 자다 새벽에 일어났다.
아침잠 많아서 주말에는 10시 넘어서까지 자는 내가 무려 6시 40분에 일어남. 그것도 토요일에.

그리고 바로 토요일에 진료하는 이비인후과를 찾아서 갔다. 인후염이라길래 약 받고 집에 와서 약 잘먹으면 되겠거니 했는데 왠걸, 잠자고 일어났더니 코가 막혀서 입술은 버석하지 열은 오르지 두통도 지끈지끈 오길래 미칠뻔했다. 남친은 그 전날 배와 모과청을 사와서 내게 한 잔 타주고 함께 잤다. 내가 일어나기 전에 일어나서 포키 두 통째를 먹고 있길래 "머리아프다. 코막힌다."라고 이야기했는데 "나도 목이 칼칼하네~" 하며 물 한 잔 떠다주고 다시 취침. 코까지 골면서 두시간 이상을 내리 더 자서 한시쯤 일어나더라.

나는 그가 잠든 사이에 일본에서 사온 해열시트를 찾아서 머리에 붙이고 사지에 힘빼고 누워있다가 심심하면 웹툰도 보고 그랬다. 입술이 너무 말라 립밤바르고 싶었는데 이불 밖으로 도저히 나갈 수가 없어서 걍 머리맡에 있던 로션이라도 입술에 발랐다.
사실 웹툰 보면서도 머리가 지끈지끈했는데, 코고는 소리가 참을 수 없어서 신경끄려고 읽었음.
해열시트가 침대 가까이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혹시 누군가 돌봐줄 수 없을때를 대비해서 사 준 것인데, 이렇게 옆에 누가 있는데도 스스로 꺼내어 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심란했다.

일단 그가 아침잠인지 낮잠인지를 더 자고 일어났을 때 내 기분은 상할 대로 상해 있었고, 열난다는 내 말에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은것도 속상했고(수건에 물이라도 묻혀올 줄 알았다.), 코막히고 입술 마른다고 말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은 것 또한 속상했다(수건에 물 묻혀서 깔아두면 건조함이 좀 낫다. 내가 매번 그렇게 하고 자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물 마실래? 배 깎아줄까? 뭐 먹고싶어? 먹으러 나갈까? 씻으러 갈래??????" 의문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보세요 저는 사지에 힘이 안 들어가서 헤롱헤롱하는 환자란 말입니다.... 손하나 까딱할 수가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로는 웃지만 저때는 울었다. "제발 물어보지 말라고!!" 하고 와락 소리치고 이불끌어안고 울었다. 뭐가 먹고싶던 말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인데 진짜 짜증났다. 그러면서 '코막힘에 좋은약' 이런거 검색하고 "이게 좋대." 하고 앉아있다.... 그냥 당장 내 코에 물이라도 묻혀줘......

결국 그렇게 소리치고 나니 집에 있던 테라플루 타서 마시라고 타주고 배 깎아주더라. 영 기력이 없어서 한조각 먹고 누워버렸는데, 그거라도 먹으니까 기력이 돋더라. 그래서 수건에 물 묻혀달라고 해서 머리맡에 깔아두었다.
그렇게 적당히 촉촉하게 기운을 차리고 나니 이제는 잠이 좀 올 것 같아서 한두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약기운이 돌았던 것인지는 몰라도 이 때는 좀더 편했다.

낮잠자고 일어나 저녁 먹으러 나가려고 씻다가 "아까 아침에 코골면서 잘 때 한대 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가 그 때 눈치를 봤으면 이야기가 좀 달라졌을까? 아니 그 이전에 그게 그렇게 화날만한 문장이었나?
"아침에 목아팠던 애가 코도 막힌다고 했으면 수건에 물이라도 적셔서 깔아줄 줄 알았다."고 이어서 말했더니 그건 자기가 미안하단다. 거기에다가 대고 "너는 왜 말을 그딴식으로 하냐"면서 공격도 하더라. "너만 힘들어? 나도 힘들어."라면서... (개빡침포인트)

"내가 때리기라도 했다면 화낼만한데, 나는 늘어지게 당신이 잠 다 잘 때까지 참았고, 혼자 해열시트 붙이면서 비참했다. 코고는 소리에 잠도 안와서 완전 짜증났다. 돌봐준다며 집에 와놓고 당신 빼빼로 다 먹고 배부르니까 자기도 피곤하다며 자 버리고, 나는 아픈데 얹어서 더 아픈 데다가 내가 배고플 때까지 코고니 잠잘수도 없고 진짜 서러웠다."며 이야기하면서 펑펑 울었다. 어차피 혼자 아프니 그런식으로 이상한 데 꼬투리잡아서 화낼거면 가라고 했다. 그렇게 힘들면 남친은 남친집가서 요양하라고 나는 이제 일어나서 빨래랑 청소 다 할 수 있으니 나 혼자 있겠다고.


진짜 이걸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상한 데 핀트 나가서 화난 사람한테 맞대고 화내는 거.
이 부분만 아니면 진짜 괜찮은 사람인 것 아는데,

1. 내가 화나서 말실수를 한다.
2. 그런걸 가지고 개빡쳐한다. (보통 "미안하긴 한데 너는 왜 말을 그따구로 하냐?" 라고 한다.)
3. 나는 이미 화남+그쪽에서 화냄=제정신이 아님
4. 결국 내가 펑펑 울 때까지 개싸움을 한다.


나는 진짜 이 문제때문에 이 남자를 다시 생각해보고 싶어진다.
최소 내가 화나 있을 때는 이남자는 이성을 갖고 있어야지 필요없는 감정소모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럴 때는 나에 대한 사랑보다 자기 자존심이 더 소중한 초딩 남자애같다.
그리고 "미안하긴 한데 너는 왜 말을 그따구로 하냐?"는 말은 "내 미안한 감정은 너의 말실수로 인하여 사라졌으니까 책임져라. 조또 안미안하니까 너 알아서 화 풀어"라는 무책임한 소리로밖에 안 들려서 더 화난다.

그렇게 주말에는 내가 세탁기 돌리면서 우니까 괜히 찔려서 안아주고 풀긴 풀었는데, 지금까지 다는 안 풀림.
저번 헤어짐도 결국은 화내는 사람에게 맞서싸우기 때문이었던 거라.... 내가 말실수를 하지 않으면 괜찮은 거겠지만... 솔직히 본인은 남들한테 저 "한 대 때리고 싶었어."보다 훨씬 더 심한 말도 쓰면서 왜 내가 그렇게 말하니 핀트가 어긋난 건지 진짜 모르겠다.

연애... 전반적으로 행복하다면 행복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화났을 때 자기 자신보다 나를 더 생각해 주는 남자를 만나왔는데, 이 사람은 좀 다른 것 같아 속상하다. 진짜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내가 또 싫어하는 짓하는 것 같다. 정말 다시 생각해볼까.


영화 은교를 보았다. (스포주의)

박범신은 비윤리적인 이야기를 더럽지 않게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그의 작품을 많이 읽은 건 아니고, 은교와 당신 두가지를 접해 보았다.

당신
여주가 사랑하는 남자1의 아이를 수태한 채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2에게 시집감. 남자1이 사상범으로 몸을 숨겨 도망다녀야 했기때문에. 남자2는 더없이 평생 여주를 사랑하고 자신의 아이도 아닌 딸마저 사랑으로 기르지만 여주는 아이도 버린 채로 몇달간 사랑하는 남자1를 찾아 가출했다 돌아옴. 하지만 남자2는 바보처럼 여주인공만을 사랑하고 사랑함. 여주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은교
바람처럼 나타난 17세 여고생 은교에게 욕정을 품는 70세 시인. 은교를 모델로 단편소설을 쓴다. 이것이 제자의 이름으로 발표되고 은교는 '자신이 예쁘게 나왔다'며 그 제자에게 마음을 준다. 그리고 제자의 젊음을 질투하는 노시인과 스승의 재능을 질투하는 제자의 대결구도는 마치 삼각관계처럼 보인다.


박범신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면 진짜 혐오스러운 설정임에도 아름답거나 납득이 되기도 한다.
은교 러닝타임 2시간동안 상당히 껄끄러웠는데도 끝까지 다 본 데에는 그러한 매력이 있기 때문인듯하다. 마치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같은 느낌의 영화였다.

명란아보카도덮밥



시작은 페이코 간편식 팝업알림메세지였다.
그런데 거기 있는 것들 중에 구미가 당기는 것들은 다 우리집에 재료가 있고... 그래서만들어 봤다.

아보카도+명란 여기까지만 해도 읭스러운데, 덮밥이라고??? 응??? 이게 맛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얼려둔 명란젓과 냉동 아보카도 다이스 그리고 냉동밥을 출근할때 해동해 두었다.

그리고 몽땅 밥 위에 올리고 계란을 부치거나 스크램블(또는 계란지단)해서 올리면 됨.
나는 참기름도 쪼로록 흘려주었다.





한 입 먹고 든 생각은 '생각보다 맛있네?'였고, 두 입 먹고 든 생각은 '김가루가 필요하다'였다. 찬장을 열어봤더니 8절김은 이미 유통기한이 8월에 다 지났구요.??

그래서 일본에서 사 온 후리카케 솔솔 뿌렸더니 훨씬 맛있어졌다. 간단히 저녁으로 먹기 좋은 한 그릇 음식!!


1 2 3 4 5 6 7 8 9 10 다음